착한일 할 수 있는 날

오늘 저녁부터 많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물론 예고되었던 비지만,
미처 우산을 준비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저녁 열시 무렵 ,,학교 도서관 입구를 내다보는데,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나는 우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날은 왠지 비맞고 뛰어가는 사람을 찾아내서라도 꼭 우산을 씌워주고 싶은 충동이 일어난다. -_-


저녁 11시 무렵,
짐을 싸들고 집으로 향하는데,
한 남학우가 장대비를 맞으며 열심히 뛰어간다.

<어디 가세요? 우산같이 쓰고 가요>

나름대로 용기내어 말을 걸었건만,
비맞으면서 무섭게 달려가는 그 사람에게 씹혔다 -_-+


쿨럭. 시작이 좋지 않군.


집에 가는 도중에 있는 횡단보도.
파란불을 기다리고 있는데 삼십대 정도로 보이는 여성분이
비를 맞으면서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뛰어온다.

(우산을 씌워드리면서) <어디 가세요?>
(잠시 당황하며) <아.. 감사합니다>

가는 곳을 여쭤보니 다행히? 우리집 가는 방향이다.


그 여성분을 집에 보내드리고 나도 집에 유유히 도착.



왜 오늘같은 날에는 그런 좋은 충동이 일어나는 것일까?
평소에도 <그런 류>의 일에 충동을 느낄수 있다면 좋을텐데.

by 유군 | 2006/06/30 01:27 | 배움의길 | 트랙백 | 덧글(0)

내 친구는 새터민이다.

내 친구는 흔히 탈북자라고 일컫는 새터민이다.


북한을 나와서 남한에 정착하여 살고 있는,
하지만 새터민이라고 알기 전까지는 남한사람과 전혀 구분할 수 없는 평범한 녀석이다.


모 장학재단에서 인연을 맺게 된 몇몇의 새터민을 알고 나서
처음에는 신기하기도 하고 무엇인가 낯섬을 느끼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오픈마인더를 자처하는 사람이다.
먼저 다가가서 말도 하고, 친하게 지내려고 나름대로 애를 썼다.

그리고 걔네들과 나는 하나도 다를게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진정 마음으로 생각하던게 아닌,
이성적인 생각이라는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전 일이었다.

같은 장학재단에 있는 A양이
수업과제로 어떤 주제에 대한 영상을 찍어야 한다며, 나에게 모델을 요구했다.

유군 왈 < 어떤 주제인데? >
A  왈 < 새터민에 관한 주제야 >
유군 왈 < 뭣이라?! 내가 탈북자처럼 보인다는게냐?! 앙?! >


웃으며 얘기하고 나서,
바로 나는 나에게 깜짝 놀랐다.

새터민들을 전혀 낮춰보지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낮춰보고 있었던 것이다.


이성은 아니라고 말하지만, 감정은 그랬던 것이다.
머리와 가슴이 따로 놀고 있었다.



나는 정말 내가 실망스럽다.



나는 과연 그런 인간인가?

by 유군 | 2006/06/28 17:21 | 일상생활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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